993년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으로 전격 도입된 금융실명제가 실시 된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이 충격적인 조치로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 거래가 된다. 지금에 와서 이 금융실명제를 평가하면, 대단한 ‘용기’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의 금융실명제법을 되돌아 보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을 뿐, 불법, 탈법, 범죄의 수단으로 쓰이는 '합의에 의한 차명'은 막지 못해, 오히려 ‘차명거래촉진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는 290조원 정도로 GDP의 23%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다. OECD국가의 평균 13% 보다 10% 이상 더 많은 것으로 금융 경제의 후진성을 보여 준다. 이는 ‘차명 거래’가 허용되어 재벌, 기업인, 고소득 전문직, 정치인들의 비자금 조성과 조세회피의 수단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비실명제의 경제활동은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는 지하경제를 부추기고 투기성 자금, 부정 부패자금 등의 활동 통로가 되어 실물경제의 발달을 저해한다. 금융실명제는 이러한 자금의 흐름을 막고, 추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금융자산소득의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종합소득 과세가 가능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세수가 늘어나 국가 재정을 쉽게 확보하고, 궁극적으로는 과세의 불공평성을 없애 빈부의 격차를 줄여 건전한 경제 활동을 보장하여 사회적 안정을 이루겠다는 것이었다.
실시 후 한동안 경제적 혼란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가명, 무기명 자산들이 실명화되어 지하경제의 규모를 억제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한 각종 부정 부패 사건의 자금 추적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 법은 ‘합의에 의한 차명’은 허용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금융기관의 부주의에 의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처벌의 전부이다. 실명인지, 아닌지 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의한 차명’은 규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실명거래의 ‘의무주체’에는 금융기관만 해당 된다. 개인의 실명거래 의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차명’을 써도 무방하도록 되어 있어 이에 대한 규제가 불가능하다.
2007년 10월 30일 삼성그룹의 전직 법무팀장 김용철은 삼성그룹의 50여억원의 비자금을 자신이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그는 삼성 전략기획실이 계열사마다 비자금 액수를 할당했고, 반도체 라인, 타워팰리스 공사 등에서 이중장부를 이용한 분식회계를 통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삼성중공업에서는 없는 배를 띄워놓은 것처럼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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